; 빛을 받아도 여전히 까만 머리카락(#000000). 앞머리라고는 애매한 길이지만 광대뼈 부근까지 기르고 본인 기준 오른쪽으로 좀 더 많이 가르마를 탔다. 왼쪽 앞머리와 옆머리는 대부분 귀 뒤로 넘겨서 지낸다. 약간 뻗치는, 마냥 찰랑거리는 머리카락은 아니다. 뒷머리는 뒷목을 조금 덮을 정도로만 길었다.

; 일(一)자의 눈썹은 곧게 뻗어지다가 관자놀이에 가까워질수록 끝이 조금 굽었다. 움푹 들어간 눈두덩이, 뚜렷한 쌍꺼풀, 다소 예민해보이는 미간과 눈매. 비취색 눈동자(#90ee90)는 늘 잔잔했다.

; 단단한 느낌의 높고 곧은 콧대. 입은 적당히 크고, 적당히 도톰하다. 적당히 분홍빛이 도는 입술(#ff7f50)의 양 끝은 늘 가볍게 올라가 있었다. 눈만큼이나 잔잔한 미소.

; 깔끔하게 정리된 피부. 늘 피부결은 좋았고, 주근깨는 없었다. 대리석 같은 느낌이 다분했다. 요사이 운동을 했는지 약간 탔지만, 아주 심하게 탄 건 아니다. 보기 좋게 적당히 그을린 정도.

; 183cm의 신장. 평균 몸무게. 교복은 대체로 단정하게 입는다. 넥타이는 가끔 어깨에 걸쳐져 있기는 했지만, 워낙에 넥타이를 제대로 못

매기 때문에 그냥 풀어놓는 걸 선택했을 뿐. 잘 매어져 있는 경우는 보다 못한 친구가 대신 매준 것이다. 손이 유난히 곧게 뻗어져 있다.

손톱은 늘 짧다. 머글 피아니스트였던 아버지 덕분에 피아노를 배웠기 때문이다. 지금도 종종 피아노를 치며, 그탓에 손톱은 늘 짧은 상태를 유지한다.

; 지팡이를 쥐는 손은 본인 기준으로 왼손이며, 왼손에 파랑색과 베이지, 그리고 금색과 은색의 실로 만들어진 소원팔찌를 두개 착용하고

있다. 손목에 딱 달라붙는 모양이라 셔츠 소매가 조금이라도 걷어올라가면 곧장 보인다.

느긋한, 느린

고집이 있는, 단호한

대담한, 무서움을 모르는

온화한

• 느긋한, 느린

크리스는 행동이 느긋했고, 느렸다. 손길 하나하나에 여유로움이 느껴졌다. 딱히 조급증을 가지지도 않았고, 당장에 과제가 코앞에 닥쳐도 당황하지 않았다. 속내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얼굴에 드러나는 모습은 그랬다. 정적이었고, 늘 잔잔했다. 그의 눈만큼, 평이하게 약간 올라간 그의 입꼬리만큼.

• 고집이 있는, 단호한

그러나 크리스는 황소마냥 고집이 셌고, 필요한 부분에서는 단호했다. 한없이 여유로워 보이고, 속이 없어 보이는 듯했지만 생각보다 크리스는 제 고집을 꺾는 편이 아니었고 필요한 부분에서는 평이하게 웃는 얼굴로 끝을 잘라냈다. 

• 대담한, 무서움을 모르는

"넌 가끔 생각치도 못한 부분에서 대범하게 굴더라?" 크리스는 친구의 말에 그저 웃을 수밖에 없었다. 종종 크리스는 남들이 으레 몸을 물리는 일에서는 제 스스로 나서며 먼저 하고는 했다. 딱히 무서워하는 것도 없었다. 보가트 수업은 한사코 거부를 했지만.

• 온화한

대체로 크리스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온화한 모습을 보였다. 남들이 보기에는 그랬다는 말이다. 화를 낸 적도 없고, 짜증을 낸 적도 거의 없다. 그저 착한 후플푸프 학생 정도로만 보이는 듯하다. 크리스 역시 그렇게 행동했고, 크게 엇나가는 것 없이 두루두루 잘 지냈으며 사람들을 잘 다뤘다.